



지난 주말 내 카메라에 담긴 벌레들
차례대로
산호랑나비애벌레, 꼬리명주나비, 버섯벌레, 비단노린재
(버섯벌레와 비단노린재는 정말 우연히 발견한 벌레들인데 이런 곤충들도 잘 찾아보면 있구나...
아니면 뭐 여긴 특별한 숲이니까 보이는 건가?)
지난 주말 좋은 기회로
생태체험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태체험을 하고 왔다.
멸종위기종 지정 보호센터여서
멸종위기종 곤충들도 볼 수 있었고
몰랐던 내용도 배울 수 있었다.



가장 재밌었던 체험은 부화한 나비 방생하기
방생하기 전에
케이지에 들어있는 나비들을 꺼내어 아이들이 한마리씩 자연으로 날려보내 주게 하는 것,
아직 날개짓이 익숙치 않은 어린 나비들은
아이들에 옷에 아이들의 팔다리에 매달려 한참을 놀다 떠났다.
사진을 찍던 나에게도 날아와 붙어 한참 머무르다 떠났다.
이곳에서 우리 딸이 꽂힌 벌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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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건 뭐지? 하얀 솜털? 꽃가루? 먼지? 뭐야? 했는데,
테이블 위를 아주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아주 얇은 다리로 아주 열심히도 움직이고 있는 생명이었다.
얼른 주변 선생님께 이건 뭐냐고 물어보니
이름도 예쁘다,
"선녀벌레"
나풀나풀 선녀옷을 입은 것처럼 생겨서 선녀벌레인가보다

그런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녀석 해충이다.
갑자기 안 예뻐보인다.
한마리만 있을 때는 그래도 예뻐보이나 했는데 나무에 막 하얗게 붙어있는 걸 보니 또 징그럽다.
그리고 저 하얀 선녀옷 모습은 약충의 모습인데
성충이 된 모습은 정말 다르게 생겼다, 더 보기 싫게 생겼다.
선녀였던 녀석이 갑자기 마녀가 되었다.
나풀나풀 비단옷 같던 모습이 갑자기 곰팡이 실타래 같이 보인다.
열심히 움직여 대견해보이던 것이 갑자기 빨아먹을 나무가 없나 찾아다니는 뽈뽈거리는 모습으로 보인다.
정말 사람 마음 한순간이다.
선녀벌레를 보니 두 가지 글감이 떠오른다.
1. 원효대사 해골물
2. 세이렌의 유혹
원효대사 해골물은 뭔가 지난 3주간에 쓴 글들 중 결이 비슷한 것이 많으니
세이렌의 유혹을 픽해본다.
여긴 어디지?
진짜 요즘 뭐 하나 되는 일이 없다.
한선원은 요즘 들어 도통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삶에 등산이라도 해볼까 싶어 산에 올랐던 참이다. 느즈막히 어두어짐을 느끼고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 발을 헛디뎌 산 아래 기슭으로 굴러 떨어졌다.
눈을 떠보니 어딘지 알 수 없는 어두운 숲 속이다.
길을 잃었나. 돌아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다. 다리도 시큰거리고 근처 커다란 바위에 털썩 기대 배낭을 열고 초코바를 하나 물어본다. 그 때 기대었단 바위에서 새하얀 나풀거리는 벌레 하나가 눈길을 끈다.
이건 뭐지?
벌레를 따라가던 한선원의 눈길 끝에 이 산과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한 여인이 보인다. 선원을 뚫어지게 보던 그 여인은 가까이 와 선원의 시큰거리는 다리를 살짝 쓰다듬더니 따라오라며 살랑살랑 깃털을 흔든다.
길을 알려주려는 것일까? 따라가보자.
살랑살랑 나풀나풀. 새하얀 옷이 살랑살랑 나부낀다. 그 여인의 몸짓에 홀린 선원은 그대로 따라가본다. 그렇게 선원은 여인의 몸짓에 이끌려 더 깊이 더 깊은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깊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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