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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함계(友漓含悸) 가치가개(斝卮加愷)

늘해랑.지현 2024. 7. 23. 21:55

우리함계(友漓含悸) 가치가개(斝卮加愷)

함께 하는 벗들과 늘 두근거리는 인생, 술잔과 술잔에 즐거움을 더하다. 


 

 

  복세편살, 지인지조, 아시타비 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지인지조는 지 인생 지가 조진다, 아시타비는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자성어의 행색을 갖추지만 사실 사자성어는 아닌 네 글자 신조어들이다. 만든 사람들의 센스에 감탄을 하며 단어들을 곱씹어본다.

 

  오늘은 숙제가 있었다. '인생의 방향'을 주제로 하되, 글의 제목을 사자성어로! 하지만 신조어느낌으로 네 글자로 만들어도 오케이. 아침부터 재밌겠다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이거 너무 어렵다. 의미도 담아야 하고 말도 되어야 하고, 그런데 나는 또 한자에 약하다. 이 음, 저 음 하나하나 한자사전을 검색해보며 끼워맞추기를 하다보니 해가 동쪽에 있을 때부터 열려있던 글 창이 해가 지고 나서도 제목하나 완성해내지 못했다. 오기가 생겨 이젠 평범하게 쓰고 싶지 않아졌다.

 

  그렇게 완성한 오늘의 한시(漢詩)

 

友漓含悸 斝卮加愷 (우리함계 가치가개)

 

  나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혼자만의 시간도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내 인생을 길게 봤을 때 나는 누군가와 함께 즐거워야 하는 사람이다. 이 숙제 아닌 숙제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생각한 단어가 '같이' 였다. 하지만 '같'은 한자가 없기 때문에 '같이'라는 단어를 '가치'라는 말로 바꾸어 생각하며 한자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기서 발견한 단어 '술잔'. '가'라는 한자에도 '술잔'이 있고, '치'라는 단어에도 '술잔'이 있었다. 이것은 운명. 아니 그 때부터 고집발동. 난 오늘 이것으로 나의 숙제를 끝내고 말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어쩔 수 없이 억지요소(?)가 들어있어 그러려니 하고 읽어야 하는 아무말 대잔치 한시 풀이가 되겠다.

 

  벗 우, 스며들 리, 머금을 함, 두근거릴 계.

  벗에 스며들며 늘 두근거림을 가지고 사는 인생.

  술잔 가, 술잔 치, 더할 가, 즐거울 개.

  술잔과 술잔을 부딪치니 어찌 즐겁지 아니할까.

 

  지금 내 옆에 맑은 전통주 한 잔 놓여져 있으면 이곳이 포석정이 아닐까. 술잔 동동 떠다녔다는 신라의 그 연회장. 한시까지 읊고 있으니 내가 바로 신라시대 명문장가가 된 기분이다. (뭐라는거야)

 

  아무튼 이제 조건은 채웠으니, 본 주제로 좀 돌아가보자. '인생의 방향',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늘 즐겁고 싶다. 재밌게 살고 싶다. 한번뿐인 인생이니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다가 인생길에서 잠시 멈추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즐거웠구나 곱씹어내고 싶다.

  지금까지는 잘 살아왔다. 내 자신 기특하다. 물론 슬픔의 시간도 분노의 시간도 우울함의 시간도 무기력의 시간도 좌절의 시간도 다 있어왔다. 하지만 잠시 멈추어 돌아본 지금, 그 때 나는 내 주변의 벗들과 물잔을 부딪히든, 커피잔을 부딪히든, 술잔을 부딪히든. 무언갈 부딪히며 그렇게 즐겁게 일어났다. 그러니 앞으로도 나는 무언갈 부딪히며 나의 벗들과 즐겁게 인생길을 걸어갈 것이다. 

 

  벗(友)들이여, 나의 짝(偶)이여, 나와 함께 술잔을 부딪히며 "함계 가주(酒)개"

 

 

 

 

 

 


* 偶 짝,배필 우 ,慈 사랑 자, 曜 빛날 요

마지막까지 놓지 못했던 한자 몇 개, 결국 偶(배필, 짝 우)는 마지막에 써 먹었네.

 

 

 

 

 

 

 

 

이번주 그림책. 여름밤에
  문명예 글.그림
  재능교육
 
 
* 오늘의 주제
 아롱이가 산책길에 찾았던 것.

 나는 인생이라는 산책길에서 무엇을 애타게 찾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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