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쓰고싶어씁니다

이제는 가벼워지고 싶다

늘해랑.지현 2024. 7. 29. 23:54

이제는 가벼워지고싶다

나도 말할 수 있길, '이제야 가벼워졌네'


 

 

아, 오늘도 실패다.

 

분명히 나의 오늘 저녁은 6시 전에 냉장고에서 나를 기다리는 저 두부 반 모가 끝이었는데. 저 두부는 며칠 째 나만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도 나는 애써 너의 시선을 회피하고 말았구나. 그러고보니 신발장에도 몇 달째 내가 들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내 운동화가 한 켤레 있었네. 

 

하아, 난 틀렸어.

 

 


 

 

 

내 인생의 짐. 내가 무겁다고 버겁다고 느끼는 것.

 

음. 가벼워지고 싶다. 몸무게의 앞자리 숫자가 하나 줄어들면 좋겠다. 그럼 참 내 몸이 가벼워지겠지? 지금 현재의 내 인생, 내 삶에서 필요치 않은 것, 없었으면 좋겠는 것. 굳이 내 몸에 내 건강에 필요치 않은 살덩어리, 내장지방 덩어리. 이것이 '쓸데없는 짐'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귀찮은 물건. 좀 치워버리고 싶은데, 그렇게 한 번 붙으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떼어내고자 하면 떼어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들이 알려주는 노하우들은 참으로 많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하지 못한다. 시간이 없다, 아이들 키우느라 여유가 없다 등의 많은 핑계들을 늘어놓지만 문제는 딱 하나다. 내가 문제다. 의.지.박.약. 다른 일에서는 내가 정해놓은 원칙을 딱 지키려고 노력하고 흔들리는 법도 크게 없는데, 왜 식탁 앞에서의 나는 그렇게 약할까? 남편의 저녁메뉴 제안에는 항상 눈이 번쩍 귀가 솔깃해 두부는 어느 새 없는 식재료가 되어버리고, 시계는 먹는 내내 6시에서 멈추어버린다. 그렇게 6시에서 8시로 갑자기 시간이 순간이동해 버리는 순간 나는 좌절한다. 아, 오늘도 망했다.

 

몸의 짐덩어리. 여기에 더한 나의 마음의 짐. '나도 할 수 있어. 다이어트 성공할 수 있어.' 라고 딱 멋지게 보여주고 싶은데, 늘 말뿐이라 너무 민망하다. 다이어트라는 영역에서 나는 늘 마음이 불편하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넘겨 왔지만 내 마음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니 나는 이것을 너무 해내고 싶어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웃어넘긴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었나보다. 지금의 나에게는 다이어트가 너무 버거운 영역이 되어버렸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되었다. 나 다이어트 간절히 성공하고 싶구나. 무엇부터 시작하면 될까?

 

신발장에서 나를 몇달째 기다리고 있는 저 실내운동화부터 집어들어야겠다. 6시에 신랑과 아이들 저녁을 딱 차려놓고 맛있게 먹으라고 말해준 후, 실내운동화를 들고 커뮤니티 센터의 러닝머신을 한 시간 이용해봐야겠다. 그리고 돌아와서 씻은 후엔 반드시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으로 끝을 내야지. 이번에는 진짜 성공해봐야지.

 

나도 말할 수 있길, '이제야 가벼워졌네.'

 

 

 

 

 

 

 

 

* 이번주 그림책 밤의 숲에서

임효영 글.그림.

노란상상

 

* 오늘의 주제

내 인생의 짐. 내려놓고 싶은 것.

무겁다고 버겁다고 여기는 것.

 

* 그림책 내용이 참 먹먹하고 무겁다. 그래서 오늘의 글쓰기를 시작할 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오늘도 '나'에게 맞춰 글쓰기를 해본다. 나의 이 글놀이터는 '나답게' 이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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